송년큰잔치가 벌어졌습니다.

몇 분이나 오실까.

어떻게 진행해야 할까.

지루해지면 어떻게 하나.

 

내심 걱정이 되었습니다.

 

사회복지사님이 차근차근 꼼꼼하게 정리하셨고

선생님들도 마음의 준비를 하셨습니다.

원장인 저만 허둥지둥.

 

세시가 되니 한분씩 한분씩 들어오셨습니다.

예배가 앞 순서라서

조금씩 늦으시려나. 했더니 제 시간에 맞추어 찾아오신 보호자님들.

 

가슴이 뭉클했습니다.

 

오시는 손님들 맞이하겠다는 열심으로

미리부터 준비해주신 선생님들.

근무일이 아닌데도, 각자 해야 할 일들이 있음에도 모두 참석하신 선생님들. 감사합니다.

 

무엇보다

보호자님들.

저희들은 입소하신 어르신들이 좋은 분들이라서 좋지만

보호자님들이 순하고 이성적이면서 마음이 편안하셔서 더 좋습니다.

예민하고 까칠한 분들이 없으신 것이 저희 복입니다.

그 복만큼 더 섬세하게 모시겠습니다.

 

다들 나오셔서 노래 한자락씩, 춤 한마당씩 해주신것도 정말 감사합니다.

뒤로 빼지 않으시고 어머님들 앞에서 재롱피운다 생각하고 해주셨을 보호자님들.

무엇보다

김봉순 어머님의 조카.

처음에 제가 많이 어려워 하고 쫄았던거 아시나요?

그런데 이렇게 따뜻하고 멋진 분이시네요.

결혼도 안하고 늙으셔서 치매까지 있는 이모를 늘 돌보시고

자주 가야하는 치과에 꼬박꼬박 모시고 다니시는 것도 대견하시다 생각했는데

그 이모를 꼭 끌어안고 부르스를 추시던 그 표정. 감동있었습니다.

열 아들 안부러우실 우리 김봉순 어르신입니다.

 

저는

이 작고도 큰 행사를 마치고 나니 얼마나 뿌듯하고 감사한지 모르겠어요.

보잘 것 없는 자장면 한그릇씩 대접해 드렸지만

아마도 어르신들은 잔칫집에라도 오신 기분이실 거라고 믿어요.

 

오늘의 명문가는

직원, 어르신, 그리고 가족 모두께서 함께 해주신 자리라고 믿습니다.

 

원장인 저는 그 마음 잊지 않고 감사한 마음으로

2015년을 시작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