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익는 계절입니다.

 

과일이 익고 곡식이 익고 나는 책을 읽습니다.

 

책은 활자화 되어 종이 위에 나열이 되기도 하고

 

때로는 높고 광활한 가을 하늘과 햇살에

 

물든 낙엽위와 서늘한 가을 바람결에

 

그리고 부쩍 외로움 타시는 어르신들 가슴속에

 

펼쳐졌다가 넘겨졌다가 하면서 나는 이 가을에 책을 읽습니다.

 

모든 것이 익어가니 책도 익어가 읽기 좋은 계절입니다.

 

 

 

가을은 멈추는 계절입니다.

 

빨갛게 익는 낙엽은 잠시만 쉬어가라는 신호등입니다.

 

가을 하늘을 보려고 멈추고

 

바람을 느끼려고 멈추고

 

햇살을 받으려고 멈추고

 

어르신들 가슴속의 외로움을 헤아리려고 멈춥니다.

 

 

 

환절기면 부쩍 쇠약해지고 돌아가시는 어르신들을 힘들게 하는 계절

 

젊고 건강한 이들이 마음껏 나들이 하고 즐길때

 

어르신들의 몸과 마음이 감기앓이 하는 계절.

 

 

 

저는 잠시

 

그 마음이 써내려간 가슴속의 책을 읽으려고

 

잠시 멈추었습니다.

 

 

 

가을은 그러한 계절인가 봅니다.